I조 이라크: 대륙간 PO 뚫고 40년 만에 월드컵 찾은 '메소포타미아 사자들'

I조 이라크: 대륙간 PO 뚫고 40년 만에 월드컵 찾은 '메소포타미아 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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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라크 대회 플랜

1년 전만 해도, 이라크를 월드컵으로 이끌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팔레스타인에 2-1로 역전패하며 경기 막판 리드를 놓쳤고, 팀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메소포타미아의 사자들'은 원래 조별예선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였지만, 두 경기에서 승점 1점만 얻자 헤수스 카사스 감독이 경질됐다. 후임으로 부임한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은 첫 미팅에서 칠판에 'Believe(믿어라)'라는 단어를 적고 선수들에게 월드컵 진출을 믿는지 물었다.

62세 호주 출신 감독은 주로 4-3-3을 사용했다. 최근에는 정통 스트라이커 두 명을 세우는 과감한 4-4-2도 가동했다. 선수들은 점차 그의 철학을 받아들였고, 팀 규율과 정신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삼으며 월드컵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이라크 국민 전체가 희망을 품게 된 순간은 지난해 11월 바스라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전이었다. 1-1 상황에서 이라크는 대륙간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순간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승부는 107분에 이뤄진 마지막 킥에 달렸다. 키커였던 아미르 알암마리는 UAE 골키퍼가 일찍 몸을 던지는 습관을 파악하고 있었고, 끝까지 기다렸다가 오른쪽으로 차 넣어 결승골을 만들었다.

하지만 월드컵 진출까지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었다. 40년 만의 월드컵 진출까지 단 한 경기만 남은 상황에서, 이라크는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볼리비아와 최종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문제는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영공이 폐쇄되고 항공편이 중단됐다는 점이었다. UAE 호텔에 발이 묶인 아놀드 감독은 FIFA에 경기 연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선수들은 바그다드에서 암만까지 12시간을 이동한 뒤 다시 17시간 비행을 거쳐 멕시코에 도착했다. 경기 열흘 전이었다.


아놀드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족을 위해 뛰어라. 그리고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만들어라." 이라크는 경기 시작 10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지만, 곧 동점을 허용했다. 전반은 1-1로 끝났고, 후반에 아이만 후세인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이라크는 월드컵 본선 마지막 48번째 티켓을 거머쥐었다. 아놀드 감독은 이후 이렇게 말했다. "선수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을 견뎌야 했습니다. 4,600만 이라크 국민이 40년 만의 월드컵 진출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모든 경기가 절망 아니면 생존의 연속이었습니다."

▲ 감독: 그레이엄 아놀드

아놀드 감독은 두 개 국가를 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최초의 호주인 감독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호주를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으로 진출시켰고, 2년 전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며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라크 감독이 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라크는 이번 대회에서 프랑스, 노르웨이, 세네갈과 함께 이른바 '죽음의 조'에 속했다. 하지만 아놀드는 이를 '흥분의 조'라고 부른다. "한번 해봅시. 우승 압박은 프랑스에 있습니다. 통과해야 한다는 압박은 노르웨이와 세네갈에 있습니다. 이라크에는 그런 부담이 없어요. 우리는 잃을 것이 없습니다. 두려움 없이 뛰고, 세상을 놀라게 하며, 그 과정을 즐길 것입니다."

▲ 핵심 선수: 아이만 후세인

후세인은 이라크 축구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한때 그는 '움직이지 않는 나무토막 같다'는 조롱을 받았고, 사루토비 사스케(일본 애니메이션 '나루토' 등장인물) 스타일의 포니테일은 비웃음거리가 됐다. 정치 풍자 프로그램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40년 만의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영웅이다. 월드컵 예선 도중 부진이 이어지자, 이라크 팬들은 SNS에서 "#이_대표팀은_나를_대표하지_않는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다. 후세인은 그 비난의 중심에 있었고, 한 경기 후에는 팬들과 직접 충돌하기도 했다. 그러나 몬테레이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모든 것이 바뀌었다. 외교관 여권과 함께 2026년형 쉐보레 타호 3대, 빌라, 아파트, 21K 금장 아이폰 17 프로 맥스, 200㎡ 규모 토지를 선물 받았다.

▲ 주목할 선수: 마르코 파르지


파르지는 어릴 때부터 신동으로 불렸다. 인터넷에는 어린 시절 그가 드리블로 수비수들을 제치고 골을 넣는 영상들이 남아 있다. 노르웨이 그림스타드에서 자란 그는 다섯 살 때 축구에 빠졌고, 곧 애스턴빌라, 맨체스터시티의 관심을 받았다. 맨시티 테스트에도 참가했지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22세가 된 그는 지난해 노르웨이 엘리테세리엔에서 9골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130만 유로에 베네치아로 이적했다. 다음 시즌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서 뛰게 된다.

▲ 언성 히어로: 아미르 알암마리

1990년대 AC 밀란의 중원을 지휘했던 데메트리오 알베르티니가 팀의 엔진이었다면, 이라크에는 알암마리가 있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그는 원래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현대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스웨덴 욘셰핑 출신인 그는 경기 조율 능력과 볼 배급 능력을 갖춘 팀의 템포 조절자다. UAE전에서 성공시킨 극적인 페널티킥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전 패배의 악몽을 씻어냈다. 당시 그의 패스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고, 오랫동안 마음속 짐으로 남아 있었다.

▲ 기억해야 할 선수

알리 알하마디: 19세에 월드컵 예선에서 이라크 대표팀 데뷔를 했을 때, 메이산 출신의 '스카우저(리버풀 지역에서 자란 사람)'인 알하마디는 더 많은 출전 시간을 위해 스완지시티를 떠나는 인생 최대의 결정을 막 내린 상태였다. 이 선택은 성공으로 이어졌고, 알하마디는 결국 입스위치에 입단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뛰는 최초의 이라크 선수가 됐다. 윔블던과 위컴을 거쳐 잉글랜드 최상위 무대로 향한 그의 여정은 득점력, 멘탈, 추진력, 그리고 성격을 잘 보여준다. 이라크 대표팀 커리어 역시 우여곡절이 많았다. 마침내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는 팀이 퇴장으로 10명이 되면서 단 2분 만에 교체되기도 했다. 이후 부상으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고, 아놀드 체제의 첫 경기에서는 퇴장까지 당했다. 부상으로 들쭉날쭉한 출전 속에서도 몬테레이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감동적인 복귀전을 치렀고, 볼리비아를 상대로 선제골을 헤더로 기록했다.

알리 자심: 자심은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 중 한 명이다. 한순간의 마법 같은 플레이로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장면을 많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순수한 재능은 분명했다. 14세에 프로 데뷔했다. 이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형 압바스(역시 축구 선수)와 함께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었던 그는 알카흐라바에서 루아이 살라의 지도 아래 성장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이라크의 개막전 결승골을 넣은 바로 그날, 자심은 코모와 계약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감독은 "우리는 자심이 우리 팀에서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프리시즌에 늦게 합류하면서 세리에A에서는 단 8분 출전에 그쳤고, 출전 기회를 원하던 그는 2024-25시즌 네덜란드 알메러시티 이적 후 사우디 프로리그 알나즈마로 임대를 떠났다.

지단 이크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유스 출신. 이크발이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르기 전, 한 기자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코치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당시 젊은 선수들 가운데 오직 맨유 소속이던 이크발만 1군에서 뛸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 '지단'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어릴 때부터 큰 기대와 부담 속에서 성장했다. 8세 때부터 맨유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했고, 2021년에는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맨체스터에서 태어난 그는 파키스탄계 아버지와 이라크 사마와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후 그는 만 18세의 나이로 이라크 대표팀의 월드컵 예선 경기에 출전하며 이라크를 대표한 최연소 선수 기록을 세웠다. 이 글이 작성된 시점 기준으로 국가대표 22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했으며, 그중에는 제다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인도네시아전 결승골도 포함돼 있다.


▲ 예상 선발 라인업: 4-4-2

자랄 하산 – 후세인 알리, 자이드 타흐신, 아캄 하심, 메르차스 도스키 - 아이마르 셰르, 아미 알암마리, 유세프 아민, 알리 자심 – 알리 알하마디, 아이만 후세인

▲ 이라크 팬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줄 특징

이라크 팬들은 폭스버러, 필라델피아, 토론토에서 열리는 경기를 보기 위해 대거 이동할 예정이다. 미국에는 미시간, 캘리포니아, 일리노이를 중심으로 많은 이라크계 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캐나다 온타리오에도 대규모 이라크 공동체가 있다. 수십 년간 이어진 분쟁은 이라크 국민들을 전 세계로 흩어 놓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세계 각지의 이라크인들이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일 전망이다. 40년 만의 월드컵 복귀인 만큼,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 세계 축구 무대로 돌아왔다는 사실 자체다. 만약 경기장에서 상대 팬들을 향해 "누가 너한테 토바(축구)를 하라고 했냐?"라는 구호가 들린다면, 이라크가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다음과 같은 응원가도 자주 들을 수 있다. "영혼으로, 피로, 우리는 너를 위해 희생한다. 이라크여." 이는 과거 사담 후세인 시절 사용되던 구호에서 독재자의 이름을 빼고 국가 이름으로 바꾼 응원 구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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