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방한 때 ‘주무부처’였던 문체부, 월드컵 주무부처는 아닌가요?

내고향 방한 때 ‘주무부처’였던 문체부, 월드컵 주무부처는 아닌가요?

쌍도끼 0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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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한다.”

문체부는 지난달 20일 한국 WK리그 수원FC위민과 북한 내고향축구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4강 맞대결을 앞두고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의 4강전, 결승전 관람 계획까지 밝히며 스스로 ‘주무부처’라고 규정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AFC 경기가 국내에서 열렸지만, 문체부 장관이 직접 경기장을 찾은 적은 없다. 합리적 의심은 가능하다. 북한 축구단의 방한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정치·외교·남북관계 이슈로 확장됐다. 언론도, 정치권도, 시민사회도 들썩였다. 최 장관 역시 적극적으로 현장을 찾았다. 문체부 측은 “국제대회이자 국내 클럽이 출전하는 만큼 장관이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주무부처로서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지금,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대회가 아니다. 올림픽과 함께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다. 국가대표팀의 경기 결과는 물론이고 국민적 응원 문화, 관광, 콘텐츠 산업, 소비시장, 국가 브랜드까지 영향을 미친다. 특히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2일 체코와의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는 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열리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월드컵이다.

월드컵 개막이 코앞인데, 국내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붉은 함성까지 거론할 필요도 없다. 남아공월드컵과 브라질월드컵, 카타르월드컵 때만 해도 월드컵은 국민적 축제였다. 광장과 거리에는 응원전이 열렸고,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정부 기관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월드컵 열기를 확산시켰다. 국민은 자연스럽게 월드컵을 기다렸다.

국민이 월드컵을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은 보이지 않는다. 거리응원 계획은 있는지.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월드컵 프로그램은 있는지. 선수들의 이야기를 국민에게 전달할 콘텐츠는 충분한지. 이 수많은 질문에 문체부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더 놀라운 일은 최 장관의 입장이다. 최근 한 자리에서 월드컵 붐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차전 상대 체코를 이기면 붐업이 되지 않을까요.”

물론 월드컵 열기는 성적이 만들어낸다. 대표팀이 잘해야 국민도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과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다. 그것은 선수나 감독의 몫이 아니라 행정과 정책의 영역이다. 그래서 문체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 축구단이 한국을 찾았을 때는 ‘주무부처’를 강조하며 비까지 맞아가며 경기장을 지켰다.

여기에 또 하나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당시 수원FC위민과 내고향축구단의 경기가 열린 수원종합운동장은 중앙 본부석이 좁다. 이 때문에 주요 귀빈석을 배치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대회를 주관한 AFC는 1열 절반은 AFC 귀빈, 절반은 대한축구협회 귀빈석으로 결정했다.

전화가 쏟아졌다. 문체부는 물론 정치계 관계자들이 1열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펼쳐졌다. 익명을 요구한 현장 관계자는 “자리를 두고 누가 1열에 앉아야 하니, 누가 2열로 가야 하니 말들이 엄청 많았다”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모습을 보다 못한 AFC 측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AFC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월드컵은 대한축구협회만의 행사가 아니다. 월드컵을 국민적 축제로 만드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특히 문화와 체육을 담당하는 주무부처라면 더욱 그렇다. 월드컵이 다가오는데도 국민이 느끼는 분위기가 없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북한 내고향축구단의 방한에는 적극적으로 반응했던 문체부가 정작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에는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주무부처라는 말은 필요할 때만 꺼내 드는 수식어가 아니다. 책임이 따를 때 더욱 무거워지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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