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표 작전 지시’ 벤치 마킹?···‘화이트보드’ 든 일본 감독 해외서 관심 폭발
일본 축구대표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화이트보드 작전 지시’로 전 세계 축구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5일 펼쳐진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네덜란드와 극적인 2-2 무승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친 데 더해 모리야스 감독의 독특한 장외 지휘가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목소리 대신 글씨로 전술을 전달한 이색 지휘법에 해외 언론은 물론 소셜미디어(SNS)까지 들썩이고 있다.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와 아르헨티나 TV 채널 ‘TyC 스포츠’ 등 글로벌 외신들은 이날 일본-네덜란드전에서 포착된 모리야스 감독의 전술 지시 영상을 집중 조명했다. 경기 후반, 격렬한 공방전 속에서 모리야스 감독과 일본 코칭스태프는 평소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손짓을 하는 대신, 커다란 화이트보드에 ‘3’, ‘4’, ‘5’ 등 의문의 큰 숫자를 적어 피치 위의 선수들을 향해 치켜들었다.
이 이색적인 장면이 담긴 현장 영상은 X 등 SNS상에서 불과 몇 시간 만에 3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외신들은 이를 ‘모리야스 매직 코드’라고 명명했다. 수만 명의 관중이 내뿜는 월드컵 구장의 압도적인 함성 소리 탓에 목소리가 선수들에게 전달되기 힘든 상황에서 시각적으로 즉각적인 전술 이해를 돕는 실리적인 지휘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축구팬들은 이 ‘비밀 암호’를 두고 수비 라인의 대형 변경(스리백·포백·파이브백)이나 전방 압박 강도 강화를 뜻하는 작전 지시일 것으로 보고 다양한 이야기를 댓글로 풀어내고 있다.
그런데 이 화이트보드 전술 지시는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풍경이다. K리그 무대에서 ‘전술가’로 명성을 떨치는 이정효 감독이 광주FC 시절 경기 중 터치라인에서 미니 화이트보드를 직접 들고 나와 작전판을 다급하게 그리며 선수들에게 소리치는 모습으로 이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정효 감독은 세부 동선과 전술적 문제점을 세밀하게 짚어주는 ‘열정적인 피드백’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모리야스 감독의 화이트보드는 ‘암호 숫자’만을 노출해 사전에 약속된 팀 전체의 전술을 빠르게 바꾸는 ‘신속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아직 일본축구협회(JFA)나 모리야스 감독이 이 화이트보드 지휘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내놓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습적인 ‘화이트보드 암호’ 전술 직후 일본이 후반 막판 가마다 다이치의 극적 동점골을 끌어내며 네덜란드의 발목을 잡은 만큼 외신들의 평가는 호평 일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