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오스트리아전에서 클로제 넘어 '월드컵 최다골' 도전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최다골 신기록'이라는 또 하나의 역사에 도전한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23일(한국시간) 오전 2시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댈라스 스타디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J조 오스트리아와 2차전을 치른다.
통산 6번째 월드컵에 나서고 있는 메시는 지난 17일 열린 알제리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는 메시가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나선 개인 통산 200번째 A매치이기도 했다.
당시 38세 357일의 메시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33세 130일의 나이로 해트트릭을 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제치고 '월드컵 역대 최고령 해트트릭' 기록을 세웠다. 현재 이번 월드컵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는 메시가 유일하다.
월드컵 통산 16골을 기록한 메시는 이번 대회 직전까지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단독으로 보유했던 역대 월드컵 최다골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월드컵에서 거둔 16승 역시 클로제와 타이기록이다.
또한 메시는 8개의 도움을 포함하여 월드컵 최다 공격포인트(24개)에서는 단독 1위에 올라있다. 이밖에 월드컵 최다 출전(27경기), 최다 출전 시간(2394분), 최다 맨오브더매치 선정(12회) 등 월드컵에 관한 거의 대부분의 기록들을 휩쓸고 있다.
메시가 다음 오스트리아 전에서 득점과 승리에 성공한다면 클로제를 제치고 월드컵 최다골-최다승 모두 단독 1위에 올라서게 된다. 메시는 2경기씩을 치른 데니스 운다브(독일), 조너선 데이비스(캐나다)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올라서며 유력한 골든부츠(득점왕) 후보로도 떠올랐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비롯하여 유일무이하게 두번이나 골든볼(2014,2022)을 수상한 메시지만, 골든부츠와는 아직 인연이 없었다. 월드컵 역사상 골든부츠와 골든볼을 모두 수상한 선수는 파올로 로시(이탈리아, 1982년 스페인 대회)와 살바토레 스킬라치(이탈리아, 1990 이탈리아 대회) 단 두 명뿐이고, 모두 같은 대회에서 골든부츠와 골든볼을 동시 석권했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메시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메시는 알제리전에서도 전방압박이나 수비에는 거의 가담하지 않았고, 공과 멀리 떨어진 상황에서 천천히 걸어 다니며 체력을 비축했다. 메시의 경기당 활동량은 아르헨티나 팀 평균에 크게 못미친다. 이를 두고 말년병장 축구, 산책축구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메시가 그저 나이가 들어서 못 뛰거나, 게을러서 이기적인 플레이를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메시는 알제리전에서 공이 없을 때도 계속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확인하고 상대팀의 어디에 빈 공간이 생기는지 파악했다. 그러다 기회가 오면 다른 선수가 된 것처럼 무섭게 돌파해 골을 만들어냈다.
사실 메시는 20대 전성기 때부터 이러한 플레이스타일을 줄곧 유지했다. 메시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도 경기당 활동량은 8.8km로 아르헨티나 선수들 평균인 10.5km에 크게 못 미쳤으나 7골 3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까지 차지했다.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메시의 플레이스타일은, 비록 동료들의 전술적 희생이 요구되기는 했지만, 체력소모와 부상 위험을 줄이고 불혹의 나이까지 롱런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는 1차전 완승에 이어 2차전마저 승리한다면 J조 1위로 조기에 32강 진출을 확정할수 있다. 역대 월드컵마다 전 대회 우승팀은 다음 대회에서 반드시 고전하거나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는 '디펜딩챔피언의 저주' 징크스가 올해의 아르헨티나에게는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2차전 상대인 오스트리아는 피파랭킹 21위로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무려 28년만에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1차전에서 요르단을 3-1로 제압하며 아르헨티나와 조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오스트리아와 두 번 격돌하여 1승 1무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마지막 대결은 1990년(1-1 무승부)으로 무려 36년전이다.
랄프 랑닉 감독의 지도하에서 전술적인 조직력이 돋보이는 오스트리아는, 유럽의 복병으로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오스트리아는 지난 3월 한국과의 평가전 1-0 승리를 포함해 최근 A매치 4연승 행진 중이다. 최근 월드컵 예선과 UEFA 네이션스리그, 평가전을 포함한 12차례 A매치로 범위 넓혀도 10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팀의 기둥인 중앙수비수 다비드 알라바(레알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적인 수비가 오스트리아의 트레이드 마크다.
변수는 메시의 심리상태다. 메시는 최근 부친의 투병소식과 아르헨티나 언론의 오보 해프닝으로 큰 마음고생을 해야했다. 알제리전에서 메시는 골을 놓고 돌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드러내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메시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축구는 전혀 무관하게 최근 며칠 동안 개인적으로 힘들고 복잡한 일들이 있었다"고 고백한바 있다. 이에 외신들은 최근 메시의 아버지가 건강이 악화돼 투병중인 상황을 눈물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의 한 방송사에서는 확인도 없이 '메시의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엄청난 오보를 내며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아르헨티나 대통령까지 나서서 낸 해당 방송국을 강하게 규탄했다. 국민적인 비판에 직면한 방송국은 즉시 사과하고 진행자와 책임자들을 줄줄이 해고했다. 다행히 오보로 밝혀졌지만 월드컵 기간중에 메시가 받았을 충격은 적지않았을 전망이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22일 열린 오스트리아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메시와 우리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전혀 흔들림이 없다. 내일 경기에 완벽히 집중하고 있다.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는다"며 잘라 말하며 "메시가 앞으로도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전했다.
어쩌면 '호사다마'라는 말은 현재 메시의 상황에 가장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다시 축구화를 동여맨 메시가, 오스트리아전에서 월드컵 역사를 바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수립할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