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의 문제는 '고집'?...10년 함께한 제자의 고백 “성공한 전술 끝까지 밀어붙이는 스타일”
홍명보 감독의 전술은 '고집'이었을까, 아니면 본인의 전술에 대한 강한 '믿음'이었을까.
전 국가대표 골키퍼 이범영은 유튜브 '나 김영광이오'에 출연해 홍명보 감독의 지도 스타일에 대해 말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님과 10년 동안 함께했다. 청소년 대표팀, 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컵까지 같이 갔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홍명보 감독님은 원래 한 번 전술적으로 성공을 거두면 그 전술로 쭉 밀어붙이는 굳은 의지가 있다. 선수가 잘 바뀌지 않고, 이기면 그 전술로 계속 가는 성향이 굉장히 컸다”고 밝혔다.
이범영은 이를 두고 “자기 철학이 뚜렷한 감독”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는 그 뚜렷한 철학이 오히려 고집으로 비춰졌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은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거의 같은 틀의 라인업과 전술을 유지했다. 체코전에서 왼쪽 윙백으로 나섰던 이태석이 빠지고 김문환이 오른쪽 윙백으로 들어오면서, 설영우가 왼쪽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전술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수비 안정에 무게를 둔 선택 역시 그대로였다. 심지어 후반 손흥민과 오현규를 바꾸는 교체 카드마저 같았다.
멕시코전 패배 이후 남아공전에서는 라인업 변화가 있었지만, 전술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자리에 들어가는 선수만 바뀐 수준에 가까웠다. 상대적 약체로 평가 받던 남아공을 상대로도 기본적인 수비적 운영 기조는 그대로였다.
팬들이 기대했던 것은 상대나 경기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유기적인 전술 변화였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상대가 누구인지보다 자신이 준비한 전술 하나만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이범영의 말처럼 홍명보 감독의 장점이었던 ‘뚜렷한 철학’은 이번 월드컵에서는 ‘고집’으로 비쳤다. 한 번 성공한 방식에 대한 믿음이 강했던 만큼, 실패했을 때 다른 해법을 꺼내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그는 전술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었고, 대표팀 감독직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