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손흥민은 처음! 7경기 연속 0골 → 몸싸움 옐로 카드…LAFC 종료 직전 결승골, 챔피언스컵 극적으로 8강 진출
손흥민의 침묵은 이어졌다. 그래도 득점 흐름의 밑그림을 그리면서 존재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FC(LAFC)는 18일(한국시간) 코스타리카 에스타디오 알레한드로 모레라 소토에서 열린 2026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16강 2차전에서 LD알라후엘렌세를 2-1로 꺾었다. 1차전 홈 1-1 무승부로 몰렸던 탈락 위기를 뒤집으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손흥민은 4-2-3-1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시즌 최전방 해결사로 단기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던 손흥민은 이제 공격을 설계하는 플레이메이커로 역할이 이동했다. 전방에는 네이선 오르다스가 자리했고 손흥민은 드니 부앙가, 티모시 틸만과 함께 2선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이끌었다.
그러나 LAFC의 시작은 잔혹했다. 전반 4분 세트피스 한 번에 흐름이 뒤집혔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마크 판 더 푸텐이 머리로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만들었다.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첫 슈팅을 막아냈지만, 두 번째 공격까지 차단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번 실점으로 LAFC는 두 골 이상이 필요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북중미 챔피언스컵은 과거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적용하던 원정 다득점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LAFC 입장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진 심리 위축도 겪어야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LAFC의 일방적인 공세와 알라후엘렌세의 견고한 수비 대치가 반복됐다. 손흥민은 중거리 슈팅으로 균열을 시도했고, 전반 추가시간에는 수비 뒷공간을 꿰뚫는 패스로 결정적 기회를 창출했다. 하지만 마무리 슈팅이 번번이 빗나가면서 0-1 침묵 속에 마무리됐다.
후반 초반 분위기가 한순간에 달아올랐다. 후반 5분 하프라인에서 역습을 전개하던 손흥민을 향해 아론 살라자르가 발목을 겨냥한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 위험한 반칙에 손흥민은 즉각 일어나 강하게 항의했고, 양 팀 선수들이 얽히며 신경전이 격화됐다. 주심이 즉각 옐로 카드를 꺼내며 상황을 봉합했지만, 평정심의 상징이던 손흥민의 분노는 오히려 팀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도화선이 됐다.
LAFC는 충돌 직후 흐름을 바꿨다. 후반 6분 마크 델가도의 정교한 크로스를 오르다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균형이 맞춰지자 마르크 도스 산토스 감독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후반 20분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올리고 다비드 마르티네스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결말은 극적이었다. 연장의 기운이 감돌던 후반 45분 마르티네스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며 골문 구석을 찔렀다. 손흥민이 수비수 시선을 끌면서 마르티네스 앞에 공간이 열렸고, 그대로 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LAFC의 환호 속에 경기는 그대로 종료돼 지옥 같던 원정에서 승리를 낚아챘다.
손흥민의 득점은 또다시 침묵했다. 어느덧 공식전 7경기째 득점이 없다. 도스 산토스 감독이 노골적으로 손흥민을 골문에서 멀리 두는 탓이다. 더불어 환상 호흡을 보여주던 부앙가도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만 올리게 두면서 여러모로 답답한 흐흠은 반복됐다.
그래도 손흥민은 풀타임을 뛰며 공격의 출발점이자 연결 고리로 기능했다.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볼 배급과 결정적인 찬스 메이킹, 감정의 에너지를 확산시켜 남다른 영향력을 보여줬다.
LAFC의 북중미 챔피언스컵 8강은 다음 달 열린다. 멕시코 강호 크루스 아술과 몬테레이의 승자와 맞붙는다. 지난 시즌에도 8강에서 멈췄던 LAFC는 2020년과 2023년 거둔 준우승이 이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