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타자'의 어처구니없는 실수→'MLB 최고 우완'이 고개 떨궜다…1회도 못 넘기고 강판 '불운 재림'

소속팀에 돌아오자마자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지난해 맛본 '불운'을 다시금 맞닥뜨리고 있다.
스킨스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의 시티 필드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전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⅔이닝 4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5실점이라는 충격적인 기록을 남기고 강판당했다.
투구 내용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불이 이 정도로 번질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비에서 나온 어처구니없는 2번의 실수가 스킨스를 마운드에서 내려가게 했다.
2-0으로 앞선 가운데 투구를 시작한 스킨스는 프란시스코 린도어와 후안 소토를 볼넷과 안타로 내보내 무사 1, 3루 위기에 놓였고, 보 비솃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줬다. 이어 호르헤 폴랑코의 빗맞은 땅볼이 내야안타로 이어졌고,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줬다.
1사 만루가 된 가운데 브렛 베이티를 중견수 쪽 뜬공으로 유도했다. 희생플라이가 될 만한 타구였다. 그런데 중견수 오닐 크루스가 치명적인 타구 판단 실수를 범했다. 앞으로 한 발짝을 간 뒤에야 뒤늦게 뒤쪽으로 달렸으나 공은 머리 위로 떨어졌다.
주자 3명이 전부 홈을 밟고 베이티는 3루에 안착했다. 1타점 희생플라이에 2사 1, 2루가 돼야 할 상황이 3타점 3루타에 1사 3루가 된 것이다.
크루스의 실수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뒤이어 마커스 시미언의 타구가 다시 크루스를 향해 날아갔다. 높이 뜬 평범한 뜬공이었다. 그런데 공이 햇빛에 가렸는지 타구 위치를 잃었고, 결국 포구에 실패해 1타점 2루타가 됐다.
베이티와 시미언의 타구가 모두 뜬공으로 이어졌다면 스킨스는 1회를 2실점으로 막고 2회부터 다시 태세를 가다듬을 수 있었다. 하지만 크루스의 허망한 실책성 플레이 2번에 무려 5점이나 헌납하게 됐다. 제아무리 '에이스'라도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스킨스는 카슨 벤지를 삼진 처리했으나 프란시스코 알바레스에 몸에 맞는 공을 헌납하며 멘탈이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결국 피츠버그 벤치는 스킨스를 내리고 요한 라미레스를 투입했다. 최악의 개막전이 되고 말았다.
2023 MLB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피츠버그에 지명된 스킨스는 지명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2024년 빅리그 문턱을 밟았다. 데뷔와 동시에 호투하며 신인왕을 수상하고 내셔널리그(NL) 사이 영 상 투표 3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32경기 187⅔이닝을 던지며 216개의 삼진을 잡고 평균자책점 1.97을 유지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에 데뷔 2년 만에 사이 영 상을 받으며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이 좋은 성적에도 10승 10패에 그친 스킨스다. 타선이 '문제아'였다. 지난해 스킨스가 받은 9이닝당 득점 지원은 고작 3.40점으로 MLB 전체에서 3번째로 적었다. 이에 호투하고도 승리를 날리거나 패전 투수가 되는 일이 빈번했다.
그나마 수비에서만큼은 스킨스에 해를 끼치지 않았다. 지난해 피츠버그 수비진의 종합 OAA(평균 대비 아웃 기여)는 18로 NL에서 4번째로 높았다. 그런데 올해 개막전부터 수비에서, 그것도 가장 중요한 중견수 자리에서 2번이나 '폭탄'이 터진 것이다.
중견수를 맡고 있는 크루스는 어마어마한 신체 능력으로 유명한 선수다. 순수한 파워 하나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능가하는 수준이라 '괴물 타자'로 불린다. 본래 유격수로 뛰었으나 불안한 수비 때문에 2024년부터 중견수 전향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수비 지표는 OAA 0, FRV(수비 득점 가치) 4로 평균을 조금 밑도는 수준이었다. 늦은 전향 탓에 기본기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 있었는데, 결국 그 단점이 올해 개막전부터 명백히 드러나고 만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