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태극마크 달았다면 WBC 결과 달랐을까, 한국계 빅리거들 개막전서 '펄펄'…RYU 무너뜨린 타자 삼진+데뷔전 홈런 작렬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아쉽게 불발됐던 한국계 선수들이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한국계 내야수 JJ 웨더홀트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MLB 정규시즌 개막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맞대결에 1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MLB 데뷔전에 나선 웨더홀트는 1회 첫 타석에서 외야 가운데로 짧은 뜬공을 날렸다. 잘하면 안타가 될 수도 있었으나 중견수 세드릭 멀린스가 달려와 미끄러지며 잡아냈다. 첫 안타가 아쉽게 무산됐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서 이를 말끔히 만회했다. 3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웨더홀트는 0-2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탬파베이 선발 투수 드루 래스머센의 3구 바깥쪽 패스트볼을 퍼 올렸다. 가운데로 크게 날아간 타구는 그대로 멀린스가 잡을 수 없는 위치에 떨어졌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이었음에도 정확한 임팩트로 담장을 넘겨버렸다. 비거리 425피트(약 129.5m)가 기록된 큼지막한 선제 솔로포가 터졌다. 빅리그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웨더홀트는 5-7로 쫓아가던 6회 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도 거의 홈런이 될 뻔한 큼지막한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했다. 추격에 성공한 세인트루이스는 이후 7-7 동점 상황에서 알렉 벌레슨의 투런포(1호)가 터져 역전에 성공했다.
7회 초에는 또 다른 한국계 선수가 등장했다. 2사 1, 3루 위기에 몰린 세인트루이스가 라일리 오브라이언을 마운드에 올렸다. 타석에는 탬파베이의 핵심 타자인 주니오르 카미네로가 들어섰다.
앞서 '집중 견제'를 받으며 볼넷만 3개를 골라낸 카미네로다. 하지만 오브라이언은 상황을 길게 끌지 않고 적극적인 승부에 들어갔다. 결국 2-2 카운트에서 7구 싱커가 바깥쪽 절묘한 코스에 꽂히며 루킹 삼진으로 카미네로를 돌려세웠다.
8회에도 올라온 오브라이언은 1사 후 제이크 프랠리에게 내야안타를 맞았으나 다른 세 타자를 범타로 정리하며 임무를 마쳤다. 결국 세인트루이스가 9-7로 이겼고, 기록원은 오브라이언에게 구원승을 줬다. 한국계 선수들이 승리를 견인한 셈이다.
'특급 유망주' 웨더홀트는 한국인 할머니를 둔 '쿼터 코리안' 선수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의 필승조로 떠오른 오브라이언은 어머니가 한국 출신이고 '준영'이라는 한국식 이름도 있다.
이 둘은 나란히 이달 열린 WBC 출전을 희망했지만, 둘 다 불발됐다. 웨더홀트는 조건이 모자랐다. WBC 규정상 선수 부모님의 국적이나 출신지에 따라서 대표팀을 선택할 수 있는데, 할머니는 한국인이나 부모님은 그렇지 않아 차출이 불가능했다.
오브라이언은 최종 엔트리까지 승선했으나 종아리 부상이 발목을 잡아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 낙마했다. 이후 대한민국이 8강에 진출하며 중도 합류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최종적으로 고사했다.
이 둘의 합류가 불발된 가운데 대한민국은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으나 1라운드 일본전과 대만전에서 석패를 기록하는 등 아쉬움도 남겼다. 8강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에 0-10 콜드게임 패배를 당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8강전에서 류현진(한화 이글스)을 무너뜨린 카미네로를 오브라이언이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이들의 공백이 재차 아쉬움으로 다가오게 됐다. 내야 전 포지션에서 준수한 타격을 자랑하는 웨더홀트, 그리고 MLB에서도 통하는 고속 싱커를 가진 오브라이언이 있었다면 조금은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