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악플 세례 → 지인 배신 → 눈물 펑펑…'우울증 고백' 결국 부활 성공, 히샬리송 브라질 국적으로 기록 썼다
리버풀의 공기를 무겁게 가라앉힌 건 다름아닌 히샬리송(토트넘 홋스퍼)이었다. 거센 야유를 온몸으로 받아낸 끝에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동시에 히샬리송은 브라질 공격수 계보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며 자신의 존재감을 분명히 했다. 우울증과 부진의 터널을 지나 동료들의 지지 속에 다시 일어선 히샬리송이 이제는 토트넘 공격진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토트넘은 지난 16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에서 리버풀과 1-1로 비겼다. 시작부터 토트넘에 불리한 조건이 겹쳤다. 수비의 핵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 더 펜이 징계로 빠졌고, 중원의 핵심 주앙 팔리냐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가용 자원이 부족해 엔트리에서 제외된 선수만 13명에 달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거둔 성과다.
실제로 토트넘은 전반 18분 도미닉 소보슬라이의 프리킥에 실점하며 끌려갔다. 패색이 짙게 드리운 후반 막판 반전의 장면은 히샬리송의 발끝에서 완성됐다. 에버턴 출신이라는 이유로 경기 내내 리버풀 팬들의 야유를 받아야 했지만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대에 비수를 꽂았다.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롱볼을 앤디 로버트슨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이를 가로챈 콜로 무아니가 버질 판 다이크를 제친 뒤 왼쪽의 히샬리송에게 연결했다. 공을 잡은 히샬리송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리버풀 팬들 보란듯이 위풍당당한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단순한 동점골 이상의 의미도 지닌다. 히샬리송은 이날 프리미어리그 개인 통산 100번째 공격포인트(73골 27도움)를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 브라질 선수 가운데 이 기록을 넘은 선수는 호베르투 피르미누(132개)와 가브리엘 제주스(118개) 정도다. 히샬리송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브라질 공격수 계보 속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안필드 원정에서만 5골을 기록해 야유를 부를 만큼 유독 강한 천적 이미지도 굳혔다.
또,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완벽 부활을 알렸다. 그의 토트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에버턴에서 보여준 폭발력을 기대하며 영입됐지만, 지난 3시즌 동안 리그 16골에 그치며 거센 비판에 시달렸다. 특히 이적 첫해 리그 1골에 머물렀을 때는 먹튀라는 혹독한 평가까지 따라붙었다.
부진 뒤에는 개인적인 고통이 자리하고 있었다. 가까이 믿었던 지인들에게 금전적 배신을 당하면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고, 2023년 9월 A매치 도중 교체된 뒤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던 장면은 불안한 심리 상태를 그대로 보여줬다.
벼랑 끝에 몰린 히샬리송을 붙잡은 것은 구단의 체계적인 치료와 동료들의 신뢰였다. 특히 당시 주장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 손흥민은 공개적으로 히샬리송을 격려하며 자신감을 심어줬고, 골을 넣을 때마다 관중의 박수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부상과 부진, 심리적 압박감까지 모두 털어내고 돌아온 히샬리송은 토트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적시장이 열릴 때마다 방출 1순위로 꼽히던 것과 달리 이번 시즌 리그 9호골에 챔피언스리그 1골을 더해 10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공식전 5골에 그쳤던 모습은 확실히 사라졌다.
무엇보다 핵심은 히샬리송의 이번 1골이 구단의 운명을 뒤바꿀 수도 있다. 토트넘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30점을 기록하며 16위를 유지해 강등권과의 간격을 간신히 지켜냈다. 전력 공백이 극심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히샬리송의 한 방은 잔류 싸움을 이어가는 토트넘에 작은 빛처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