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최하위' 롯데... 약팀의 악순환에 빠진 진짜 이유는?
2026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며 '올해는 다르다'를 외치던 롯데 자이언츠가 결국 다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14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6으로 패한 롯데는 시즌 전적 24승 1무 39패(승률 0.381)를 기록하며 최근 3연승을 거둔 키움 히어로즈에 밀려 5월 2일 이후 43일 만에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최근 7연속 루징 시리즈를 기록한 롯데는 현재 5위인 두산 베어스(33승 2무 31패, 승률 0.516)와의 격차가 8.5경기차로 벌어진 상태라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7시즌 이후 9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온 상황이다.
다만 현재 롯데의 부진을 지휘봉을 잡고 있는 벤치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그나마 올시즌은 그간 진행한 육성의 성과가 조금씩 현실로 드러나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픈 손가락이던 왼손 유망주 김진욱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리그 상위권 선발로 도약했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내야수 전민재는 공수에서 준수한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았다.
기존 마무리 김원중이 부진한 틈을 타 최준용이 새 수호신으로 자리잡았고 박정민도 불펜 필승조로 가능성을 보였다.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도 약점으로 꼽혔던 장타력(10홈런/장타율 0.534)을 보완하며 타선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6년차 포수 손성빈의 발전도 분명한 수확이다.
문제는 선수들의 이런 개별 성장이 팀 전체의 경쟁력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시즌 역시 롯데는 고질적인 약점을 반복하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오는 수비진의 실수와 집중력 부족, 경기 후반 흔들리는 불펜, 기복이 심한 타선으로 루징시리즈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시즌 초반 팀을 지탱했던 선발진마저 최근 들어 흔들리면서 순위가 점차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타선이 침묵하면 선발진 부담이 커지고 결국 불펜 과부하로 이어지는 구조다. 타선이 모처럼 힘을 낼 때는 투수진이 무너지면서 연승은 짧고 연패는 길어지는 악순환이다.
더 큰 문제는 구조적인 한계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24시즌 이후 단 한 명의 FA 선수도 영입하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의 황금기를 이끈 김태형 감독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인 가을야구 진출을 목표로 했지만 정작 실질적인 전력 보강은 없었단. 여러 공과를 감안해도 오롯이 감독 개인의 역량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다.
무엇보다 롯데는 오랜 기간 동안 구단 운영에 있어 확고한 지향점이나 일관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단장과 감독, 구단의 목표가 자주 바뀌면서 장기적인 청사진도 흔들렸다. 성적이 안 나오면 반대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팀의 정체성이나 기조만 모호해진 상황이다.
지금 롯데에 가장 절실한 것은 환부 도려내기 식 응급 처방이 아니다. 반복되는 감독 교체 역시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성과를 내기 시작한 육성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구단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성을 확실히 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전력이 올라온 시점에 과감한 투자까지 병행하는 일관성이 필요하다. 현재 롯데가 꾸준한 강팀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올시즌 희망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한동희와 윤동희의 복귀가 임박했고 이번 주에는 공교롭게도 하위권인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6연전을 치른다. 이 6연전 결과에 따라 중위권으로 도약할 마지막 희망을 살릴 수도, 사실상 시즌을 포기하고 다음 시즌 준비로 넘어갈 수도 있다. 시즌 갈림길에 선 롯데 구단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