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대접전 日, 부러운 ‘졌잘싸’
비록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월드컵 최다 우승국을 벼랑 끝으로 몰고간 저력에 전세계가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일본이 브라질을 상대로 대단한 선전을 펼치면서 전세계가 다시 한 번 일본 축구가 아시아 최강임을 목격했다.
일본은 30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 29분 사노 가이슈(마인츠)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후반 11분 카제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동점골을 내준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5분 가브리에우 마르치넬리(아스널)에 결승골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비록 경기에서 패하긴 했지만, 일본은 이날 브라질을 상대로 대단히 선전을 펼쳤다. 특히 전반은 완벽히 일본이 준비한대로 흘러갔다. 일본은 수비 때 5명의 수비수를 일자로 촘촘히 세워 브라질의 맹공을 완벽하게 막아냈다. 브라질이 점유율을 가져가긴 했으나, 일본의 단단한 수비를 뚫는 데 애를 먹었다. 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전까지 4차례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문으로 향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브라질은 전반 34분에서야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의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이날 첫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비록 후반 뒷심에서 밀리며 쓰라린 역전패를 당하긴 했지만, 브라질을 상대로 대등한 승부를 벌이면서 일본은 다시 한 번 전세계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특히 일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미나미노 타쿠미(AS모나코), 엔도 와타루(리버풀)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고 대회 도중에는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악재가 겹쳤음에도 ‘죽음의 조’로 꼽힌 F조에서 네덜란드, 스웨덴 같은 유럽의 강호들과 대등하게 겨루며 무승부를 기록했고, 튀니지를 상대로는 화끈한 공격력을 보인 끝에 4-0 대승을 거두는 등 엄청난 경기력을 보였다.
승패와는 별개로, 일본의 뛰어난 경기력에 적장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후 “두 번째 골을 넣을 수 있어 운이 좋았다”며 “일본의 조직력은 강했다. 경기 운영법도 잘 알고 있었다. 피지컬 쪽에서도 강하게 압박해 왔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외 매체들의 반응도 안첼로티 감독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일본은 패하긴 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강호들을 마주하고도 단 한 번도 열세에 놓이지 않는 당당한 모습을 보였기에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며 “오늘 경기 역시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조금 부족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일본은 이번에도 토너먼트 첫 승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단연코 일본의 역대 월드컵 중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인 무대였다”고 호평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은 “브라질과의 전력 차는 분명히 많이 좁혀졌다. 일본도 확실히 세계 정상급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후 응원해준 팬들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를 해 호평을 받았다. 같은 시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분노에 찬 팬들의 원성을 무시하고 빠르게 현장을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