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에서 빛난 2학년, 그 별들을 주목하라
제80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의 우승기는 서울 충암고등학교에 돌아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또 다른 내일을 꿈꾸는 2학년생 주역들이 있었다.
지난 1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겸 전반기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서울 대표 충암고가 대전·충청지역 대표격으로 출전한 대전고에 10-4로 대승하며 네 번째 황금사자 타이틀을 들어올렸다. 지난 2011년 변진수(전 두산)를 앞세워 같은 대회 우승기를 들어올진 지 15년 만이다. 아울러 충암고 이영복 감독의 개인 통산 302번째 승리이기도 했다.
경기는 충암고의 우승으로 마무리됐지만, 우승팀과 준우승팀이 경기 이후에는 서로 치하하며 친구로 돌아가는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특히, 감독상 수상과 함께 대전고 김의수 감독이 직접 꽃다발을 들고 승장 이영복 감독에게 전달한 것은 고교야구에서 상당히 보기 드문 장면이기도 했다. 이러한 스승들의 멋진 모습에 제자들도 멋진 플레이로 화답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대전고 우주로(18), 충암고 장민제(18)등 3학년 선수들이 선두에서 저학년들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들 외에도 더 빛나는 별로 주목을 끈 2학년 선수들도 있었다. 대전고 좌완 에이스 한규민(17)을 비롯하여 우완 안태건(17), 그리고 충암의 2학년 트리오, 좌완 조성준(17), 유격수 겸 투수 오유찬(17), 포수 겸 내야수 장근우(17)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황금사자기 준결승전 역투로 팀의 결승행을 이끈 한규민은 대회 내내 최고 147km의 속구를 뿌리며 감투상을 받았다. 투구수 제한으로 인하여 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시원시원한 성격과 오픈된 마인드로 선수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결승 직후에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해 아쉬워 한 번 던지는 시늉이라도 해 보고 싶었다"라며 모두가 떠난 그라운드에서 피칭 동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동문 선배 홍민기(롯데)와 비슷한 체형을 갖추고 있어 닮은 점이 있지만, 제구력은 오히려 그보다 한 수 위라는 의견도 있다. 이번 청소년 대표팀 선발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레전드' 박찬호와 똑같은 61번 등번호를 보유한 대전고 우완 안태건도 주목해 볼만하다. 에이스 한규민이 빠진 상황에서 등판하여 충암고 타선을 막은 것도 그렇지만, 대회 내내 좋은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었다. 또한, 대전/충청지역에서 등번호 61번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에이스 한규민 역시 "우리 팀에는 (안)태건이도 있다. 태건이를 많이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친구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남은 후반기 주말리그와 청룡기 선수권 등에서 기대되는 인재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