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에 죄책감 느낀다" 로버츠式 믿음의 야구, 최고 스피드와 첫 무실점 피칭으로 보답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일본인 선수 사랑은 유별나다. 그가 일본 오키나와 태생이라는 점 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
LA 다저스 구단의 일본 마케팅 영향이 크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의 '3각 편대'를 앞세워 일본 시장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 선수가 구단 매출에 기여하는 바는 상상하기 어렵다. 물론 오타니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말이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4월 17일(이하 한국시각) 보도에 따르면 다저스는 오타니 효과로 연간 2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그런데 셋 중 로버츠 감독의 '가장 아픈 손가락' 사사키가 시즌 중반에 들어서면서 선발투수로 완벽하게 자리잡았다. 로버츠 감독의 믿음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사키는 6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무실점의 깔끔한 피칭을 펼쳤다. 0-0 상황에서 교체돼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다저스는 사사키가 마련한 기회를 9회말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으로 살려 1대0으로 승리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한 사사키가 선발등판 경기서 한 점도 주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1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사사키는 또한 직구 스피드를 올시즌 최고인 100.6마일(161.9㎞)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5월 3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한 이후 이날까지 6경기 연속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의 안정적인 페이스를 이어갔다. 평균자책점은 4월 말 6.35에서 4.03으로 낮춰 3점대가 눈앞이다.
98개의 공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72개였고, 탁월한 코너워크가 돋보였다. 36개를 던진 직구 평균 구속은 98.3마일로 올시즌 가장 빨랐다. 100.6마일은 정규시즌만 따지면 커리어 하이다. 그는 작년 포스트시즌서 마무리를 맡아 최고 101.4마일의 직구를 뿌린 적이 있다.
스플리터의 헛스윙 유도 비율은 21개 중 10개로 48%에 달했다. 슬라이더의 헛스윙 비율도 50%나 됐다. 무엇보다 커맨드가 이제는 베테랑처럼 느껴질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이 친구는 우리가 영상으로 봤던, 그리고 우리가 기대했던 그 투수"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MLB.com은 '사사키의 직구는 다욱 강해졌고 효과적이었으며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그는 마운드에 있을 때 자신감이 확연히 드러난다. 동시에 오늘 사사키는 전혀 새로운 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사사키는 한 경기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올린 일본인 투수들 중 역대 4번째 최연소다. 24세 214일의 나이다.
오타니가 LA 에인절스 시절인 2018년 각각 23세 277일(4월 9일 오클랜드전 12탈삼진)과 23세 312일(5월 14일 미네소타전 11탈삼진)의 나이로 두 번 10탈삼진 이상을 기록했고, 앞서 2004년 7월 3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다다노 카즈히토가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24세 68일의 나이에 삼진 10개를 잡아 그 다음 최연소로 기록돼 있다.
사사키는 올시즌 들어 새로운 형태의 스플리터를 무기로 장착했다. 지난 4월 26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사용했다고 한다. 이후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3.12다.
사사키는 "난 등판할 때마다 항상 조금씩 조정해 나간다. 그 덕분에 모든 것이 잘 이뤄지고 있다. 그렇게 하면서 마운드에서 내 리듬을 찾는다. 나아지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사사키가 이곳에 적응하기 어려웠을 때 모든 게 순조로울 것이라고 기대했던 점에 대해 우리는 죄책감을 느낄 만하다. 사사키에게는 불공평하게도 일정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인식하지 않았다. 그는 어려운 시기와 의혹의 시선을 겪었지만, 결국 반대의 방향을 잘 넘어갔다"고 말했다.
지난해 데뷔해 8경기 만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사사키는 4개월 동안 어깨 부상을 치료하면서 새로운 리그에서 무엇을 익혀야 하는지를 배웠다. 아울러 그에게 자신감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다저스는 9월 말 복귀하자 마무리를 맡겼다. 포스트시즌서 9경기에 나가 3세이브, 평균자책점 0.84를 마크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올시즌 초반에도 들쭉날쭉할 때 로버츠 감독은 "오늘은 좀더 나아졌다"며 응원했다.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보내라는 지역 언론과 팬들의 요청은 무시했다. 사사키가 등판한 11경기에서 다저스는 5승6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4경기에서는 3승1패다. 이제는 믿음직한 선발투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