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연봉 더 올리고 가야지" 꽃감독의 설득 통했다…KIA 황동하, 상무입단 철회한 이유

"지금 좋은 자리까지 왔고, 잘하고 있을 때 더 다지고 갈 수 있는 상황이 돼야한다."
KIA 타이거즈 황동하의 갑작스런 상무행 포기, 그 배경에는 이범호 KIA 감독의 애정어린 설득이 있었다.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이범호 감독은 황동하가 상무 대신 구단 잔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선택은 선수가 하는 거니까, 감독 입장에선 고맙다"고 답했다.
전주 인상고 출신 황동하는 2022년 2차 7라운드(전체 65번)에 KIA의 선택을 받은 투수다. 흔히 말하는 특급 유망주와는 거리가 있다.
그런 황동하를 꾸준히 지켜보다 적극적으로 선발 기회를 부여한 이가 바로 이범호 감독이다. 황동하 입장에선 자신에게 애정을 보이는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조금 더 뛰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선택은 선수의 몫이다. 구단이나 코칭스태프, 동료들은 단지 조언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이범호 감독은 "군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좋은 자리에서 잘하고 있다면 그 입지를 더 완벽하게 만들어놓는 것도 중요하다. 아직 24세밖에 안되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한창 기세가 좋으니, 이 폼을 높은 곳에 고정시켜놓고 군대를 가는게 좋겠다고 했다"면서 "이젠 진짜 선발 한자리 안 줄수가 없다"며 웃었다.
KIA는 앞서 국군체육부대(상무) 1차 테스트에 정해영 황재승 윤도현 윤영철 등 총 9명이 합격했다.
하지만 16일 문경에서 열린 2차 체력 테스트에 도전한 사람은 8명 뿐이었다. 황동하는 상무지원을 철회했다.
황동하의 속내는 뭘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여할 대표팀 명단은 이미 확정됐다. 거기에 황동하의 이름은 없었다. 손에 잡힐듯 했던 가장 유력한 병역 특례(금메달)의 무대는 멀어졌다. 2028 LA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입상시에도 가능하지만, 아시안게임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다.
진작부터 KIA는 김도영을 비롯해 박재현-성영탁 3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향후 부상자 등 명단 교체가 일어난다고 해도, 황동하가 그 대상자가 되는 행운을 누린다는 건 너무 우연에 기대는 부분이 크다. KIA 구단에선 "아시안게임과는 무관하게 내린 결정"이라며 "황동하는 이번 시즌에 집중하고자 상무 입단을 포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동하의 속내는 뭘까. 지금이 KIA 구단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한 적기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황동하는 2년차 시즌인 2023년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아 꾸준히 1군에서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아왔다다. 지난해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했음에도 부지런한 재활을 거쳐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린 노력 또한 호평받았다.
올시즌도 불펜에서 시작했지만, 시즌 초 이후 다시 선발 한자리를 꿰찼다. 올시즌 15경기(선발 8) 55이닝을 소화하며 6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09로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5월 한달간 5경기 4승 평균자책점 1.48이란 경이적인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부상 없이 뛸 수 있도록 최대한 휴식을 주면서도 든든한 마음을 수차례 밝혔다.
김태형과의 선발 경쟁에선 한발 앞섰고, 이의리는 거듭된 부진 끝에 일본 유학을 떠나 1군에서 빠져있는 상황. 베테랑 양현종 역시 예전만 못하다. 비슷한 위치의 선발후보군 중 현재 황동하는 단연 앞서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황동하가 팀에 기여하기엔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볼 수 있다.
야구계에는 투수의 경우 결국 어깨가 소모품인 입장에서 실전에서 던져야하는 상무보다는 군복무가 차라리 더 낫다는 이야기도 있다. 타자에 비해 실전 감각보다는 선수 스스로의 컨디션 관리가 더 중요한 포지션이고, 대부분 고교 혹사를 경험하고 프로에 입문하는 사정상 이 기회에 어깨를 푹 쉬게 해주는 기간도 필요하다는 논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