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가리기 퇴장' 첫 수혜도 무용지물...튀르키예, 파라과이에 0-1 패배→조기 탈락

'입 가리기 퇴장' 첫 수혜도 무용지물...튀르키예, 파라과이에 0-1 패배→조기 탈락

전두언 0 123

 튀르키예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기 탈락했다. 슈팅은 쏟아냈고, 수적 우위까지 얻었다. 골만 없었다.

튀르키예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파라과이에 0-1로 패했다.

1차전에서 호주에 0-2로 졌던 튀르키예는 파라과이전까지 내주며 2연패에 빠졌다. 승점은 0점이다. 최종전에서 미국을 꺾더라도 승자승 원칙상 호주와 파라과이를 넘어설 수 없다. 튀르키예는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본선 전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튀르키예는 월드컵 예선과 친선전을 포함해 8경기 무패 흐름을 타고 있었다. 본선에 들어와서는 두 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경기 내용은 주도했지만,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출발부터 꼬였다. 파라과이는 경기 시작 1분 4초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마티아스 갈라르사가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렸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이는 이번 대회 최단 시간 득점이었다. 앞서 같은 날 모로코-스코틀랜드전에서 이스마엘 사이바리가 1분 11초 만에 골을 넣었지만, 갈라르사가 이를 넘어섰다.

튀르키예는 이후 경기를 완전히 밀어붙였다. 볼 점유율에서 크게 앞섰고, 슈팅도 계속 만들어냈다. 파라과이는 이른 시간 리드를 잡은 뒤 수비 간격을 좁히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전반 막판에는 튀르키예에 큰 변수가 찾아왔다. 파라과이 공격수 이시드로 피타가 거친 태클을 시도한 뒤 주심에게 상대 선수에게 발을 밟혔다고 어필했다. 이 과정에서 양 팀 선수들이 몰려들며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때 파라과이 미드필더 미겔 알미론이 튀르키예 선수를 향해 입을 가린 채 발언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해당 장면을 확인했고, 알미론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신설된 이른바 '입 가리기 행위 퇴장' 규정의 첫 적용 사례였다. FIFA는 선수 간 대치 상황에서 입을 가린 채 발언하는 행위를 엄격히 제재하기로 했다. 인종차별과 혐오 발언을 숨기는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다.

해당 규정은 '비니시우스 법'으로도 불린다. 지난 2월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벤피카의 잔루카 프레스티아니가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상대로 입을 가리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프레스티아니는 이후 UEFA로부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알미론이 퇴장당하면서 파라과이는 후반전을 10명으로 치러야 했다. 튀르키예 입장에서는 흐름을 뒤집을 기회였다. 실제로 튀르키예는 후반 내내 파라과이 진영을 두드렸다.

기회도 있었다. 전반 35분 메르트 뮐뒤르의 헤더 슈팅은 크로스바와 오른쪽 골대를 잇달아 맞고 나왔다. 후반 17분 데니즈 귈의 헤더는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44분에는 잔 우준이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올란도 힐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세컨드 볼 상황에서도 마무리는 골문을 외면했다.


숫자는 더 잔인했다. 튀르키예는 이날 파라과이를 상대로 30개가 넘는 슈팅을 기록했다. 파라과이의 슈팅 수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공세였다. 점유율에서도 크게 앞섰다. 수적 우위까지 안았지만 끝내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영국 'BBC'도 튀르키예의 결정력 문제를 조명했다. 매체는 옵타를 인용해 "튀르키예는 이번 월드컵 두 경기에서 62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득점하지 못했다. 이는 1966년 이후 월드컵 두 경기에서 무득점 팀이 기록한 최다 슈팅"이라고 전했다.

튀르키예는 호주전에서도 높은 점유율과 많은 슈팅을 기록했다. 기대득점에서도 상대를 앞섰다. 파라과이전 역시 비슷했다. 공은 오래 소유했고, 상대 박스 안으로 계속 진입했다. 정작 스코어보드에는 숫자를 올리지 못했다.

두 경기 연속 무득점. 그것이 튀르키예의 탈락 이유였다.

반대로 파라과이는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1차전에서 미국에 1-4로 크게 패하며 흔들렸지만, 튀르키예전에서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알미론 퇴장이라는 악재에도 수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파라과이는 이날 승리로 1승 1패, 승점 3을 기록했다. 미국, 호주에 이어 D조 3위에 자리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슬로바키아전 이후 16년 만에 거둔 월드컵 본선 승리였다.

튀르키예는 일찍 짐을 싸게 됐다. 무패 흐름으로 본선에 들어왔지만 월드컵은 달랐다. 점유율, 슈팅, 기대득점은 위로가 되지 못했다. 골을 넣지 못한 팀은 살아남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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