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전반기? 최원준-김현수 형 덕분이죠" 벤치에서 출발해 주전 유격수 탈환, KT 권동진의 반전

"최고의 전반기? 최원준-김현수 형 덕분이죠" 벤치에서 출발해 주전 유격수 탈환, KT 권동진의 반전

한폴낙 0 186

지난 3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 LG 트윈스와의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전광판에 뜬 KT 위즈 선발 라인업에 권동진의 이름은 없었다. 선발 유격수 자리는 열아홉 살 고졸 신인 이강민의 차지였다. 이날 이강민은 역대 2호 '고졸 신인 개막전 3안타' 기록을 썼고, 팀은 11대 7로 대승을 거뒀다. 권동진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벤치를 지켰다.

이튿날에도 경기 후반 대수비로 잠깐 그라운드를 밟는 데 그쳤다. 4월 2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야 겨우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주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3루수였다. 될성부른 신예 이강민이 공수에서 연일 맹활약하는 사이, 권동진은 5월 중순까지 선발 라인업에 단 다섯 차례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사실 예고된 시련이긴 했다. 심우준이 팀을 떠난 뒤 유격수 후계자를 찾던 KT는 지난해 권동진과 장준원 등을 번갈아 기용하며 '나는 유격수다' 오디션을 진행했지만 누구도 확실한 주인이 되지 못했다. 그사이 고교 최고 수비수로 꼽히던 신인 이강민이 입단하며 판도가 달라졌다. 이강민은 마무리캠프부터 눈도장을 찍으며 주전 유격수로 낙점됐고, 권동진에겐 유격수와 3루수 백업 역할이 주어졌다.

하지만 전반기를 마치고 후반기를 앞둔 지금, KT 경기에서 매일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유격수는 다시 권동진의 차지가 됐다. 권동진은70경기에서 타율 0.291, 출루율 0.400, OPS 0.833을 기록하며 데뷔 이후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벤치에서 시작해 5월까지 백업으로 보낸 시간을 통과해 만들어낸 놀라운 반전이다.

벤치로 밀려난 시즌 초반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위즈파크에서 만난 권동진은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경쟁이기에 굳이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으려 했다. 라인업을 짜는 건 감독님의 영역"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자신보다는 수비력이 좋은 이강민이 주전 유격수로 나서는 게 당연하다고 인정했고, 대신 2루든 3루든 어떤 포지션이든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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