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으면 장타, 빅리그 ‘쓴 맛’ 단단히 본 고우석… 다음 기회는 언제쯤
고우석(29·미네소타)이 22일 마이너리그 AAA로 강등됐다. 지난 8일 메이저리그(MLB) 26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지 14일 만이다. 마이너리그행 통보는 이미 전날 받았다. 염원하던 빅리그 마운드였는데, 불과 4차례밖에 밟지 못했다.
가혹한 결정처럼 보이지만, 고우석이 빅리그에서 보여준 투구 내용과 결과를 보면 불평하기가 어렵다.
고우석은 지난 10일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전날 다시 클리블랜드까지 4차례 등판해 4이닝을 소화했다. 4이닝 동안 8안타에 볼넷 2개를 허용하며 4실점 했다. 평균자책 9.00이다.
빅리그는 이제 처음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실망스러운 성적이다. 투구 내용은 더 좋지 않았다. 8피안타 중 장타가 5개였다. 홈런 2개를 맞았고, 2루타 3개를 내줬다.
직구는 평균 시속 152.1㎞로 평범했고, 결정구 슬라이더는 좀처럼 타자의 헛스윙을 끌어내지 못했다. 빅리그 타자들이 무서워 승부를 피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상대를 압도하지도 못했다. 고우석이 빅리그에서 허용한 평균 타구 속도는 152.7㎞, 강타(하드히트) 허용 비율은 53.3%였다. 표본은 극히 작지만, 세부지표 전반에서 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미네소타는 이날 기준 49승 53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5.5경기 뒤진 3위다. 와일드카드 3위 보스턴과는 3.5경기 차다.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을 야구를 아주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고우석이 확실히 준비되지 않았다면 기회를 줄 여유가 없는 형편이다.
미네소타는 시즌 내내 계속된 불펜 약점을 메우기 위해 최근 활발하게 움직였다. 디트로이트 산하 마이너리그를 벗어나지 못하던 고우석을 현금 트레이드로 데려온 것도 불펜 실험의 일환이었다. 최대한 많은 카드를 던져본 다음 빅리그에서 진짜 전력이 될 한 장을 찾는 중이다. 미네소타가 고우석을 내리고 콜업한 잭 앤더슨도 그런 선수 중 1명이다. 보스턴에서 지난 4월22일 이후 등판이 없었던 앤더슨은 지난 12일 웨이버로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다.
불펜 무한 실험을 이어가고 있는 미네소타에서 고우석의 순번이 언제 다시 돌아올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다음 기회가 돌아올 때 확실하게 자기 능력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미네소타는 더 이상 고우석에게 기대를 걸지 않을 것이다. 고우석이 불펜 평균자책 27위 미네소타에서도 경쟁을 뚫지 못한다면, 다른 팀에서 기회를 찾는 것 역시 가능성이 희박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