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축구협회가 심은 참패의 씨앗…한국 축구, 예고된 나락이었다

무능한 축구협회가 심은 참패의 씨앗…한국 축구, 예고된 나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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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은 희망 고문이었다. 팬들은 대표팀의 조별리그 A조 3차전 남아공과 경기 패배(0-1) 뒤 실망했지만, 이후 3일간 타팀의 경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속을 태웠다. 하지만 냉혹한 승부 세계에서 자력으로 서지 않으면 누구도 돕지 않는다는 진실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됐을까?


홍명보 감독의 전술적 실패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1무2패)을 경험한 홍명보 감독을 북중미 월드컵 사령탑에 선임한 것은 패배의 경험을 승리의 자양분으로 삼기 바라는 마음에서 나왔다. 홍 감독도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전술의 기본형을 실리축구로 설정했다. 본선 48개 나라 가운데 만만한 팀이 없는 만큼, 지키면서 1~2골 차로 승부를 내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별리그 3차전 남아공과 경기에서는 과유불급이었다. 선제 실점을 했을 때, 공격 축구로 전환했어야 했다. 추가 실점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공격 카드로 동점·역전 골을 뽑아냈어야 한다. 그 결정의 순간을 놓치면서 화려한 축구를 기대했던 팬들은 실망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조별리그 1~2차전에서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했다”고 평가했는데, 선수들을 더 뛰게 만들어야 하는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


정몽규 회장의 리더십 실패
2013년 취임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재임 중 최대 업적은 4000억원이 투여된 충남 천안의 ‘코리아 풋볼파크’ 건립이다. 우리나라 중앙에 있는 이 시설은 유소년축구 강화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후원사 확장을 통한 재정 안정화, 축구 승강 체계 확립 등은 성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축구협회 안팎으로 리더십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기업형 모델을 반영한 협회 내부의 조직 개혁 작업은 상처만 남겼고, 핵심 보직에 능력 있는 인사를 배치하지 못하면서 시대 흐름을 읽어야 하는 정무적 판단에서 실수만 연발했다. 축구에 대한 순수한 마음은 인정하더라도, 한국 축구의 에너지를 한데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 약속한 대로 이제 회장직에서 물러날 테지만, 선거를 통해 등장하는 새로운 집행부가 힘을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축구 정치화·상업주의의 문제
“독일에는 8200만명(인구수)의 코치가 있다”는 말은 축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보여준다. 정치권 또한 폭발성이 큰 소재를 가만두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홍 감독의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력강화위원회의 10차례 토론을 거쳐 추천된 1순위 후보가 비토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전력강화위원장 사임으로 기술이사가 선임 과정을 대행한 것을 문제 삼았는데, 이보다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의원들이 상임위에서 감독을 소환해 질타한 것도 ‘축구 발전’이나 ‘구조 개혁’보다 호통식 망신주기로 일관한 측면이 있다. 건강한 담론을 삼켜버린 유튜버들의 자극적인 비판도 대표팀의 자신감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됐다


말이 아니라 실천이 필요해
일본축구협회는 2005년 ‘JFA 2005 선언’을 통해, 2030년까지 월드컵 톱 10을 일구고 2050년대에는 우승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브라질,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등 세계 최고의 팀과 싸워 이기는 것을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유럽파 선수들만 50여명이 되고, 이번 월드컵 26명 엔트리 가운데 23명이 유럽에서 뛴다. 6년 이상 대표팀을 이끈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선수 명단을 매번 바꿀 정도로 여유가 있다. 2022년 발표한 ‘일본의 길’(Japan’s Way)은 기초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준다. 대한축구협회도 2024년 연령별 대표팀부터 A대표팀까지 적용되는 일관된 게임 모델(MIK)을 의욕적으로 제시했지만, 협회가 안팎으로 흔들리면서 내부 동력이 실종됐다. 프로야구 흥행으로 선수 자원이 야구에 쏠리는 현상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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