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점이 쏟아진다 ‘AI 강백호’…볼카운트별 대응 분석해 고단백 영양 만점 타격
지난 주말 잠실구장. 질문과 답변의 시작은 타점에 관한 것이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올시즌 전반기 처음 함께한 강백호에 대한 얘기에 “매경기 평균 타점 하나씩을 올렸다는 건 칭찬할 만하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지난 주말까지 올시즌 한화가 벌인 80경기에서 85타점을 생산했다. 타율 0.320에 23홈런 OPS 0.999까지 여러 기록이 커리어하이를 향하고 있다. 한화 벤치에서 과감히 지명타자로만 기용하기로 결정한 것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이 따랐다. 수비 부담의 싹을 잘라낸 것이 몸에 담겨있던 타격 잠재력을 끌어낸 발단이 됐다는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그 자리에서 강백호가 ‘타점 기계’가 된 다른 요인을 들여다봤다. “타석에서 볼카운트별로 움직이는 모습이 다르다. 볼카운트 2-1일 때, 3-1일 때나 상황에 따라 그에 맞게 대응하려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힘 있는 거포라는 이미지 이면에 타자로서 ‘세밀함’이 깊이 녹아있다는 설명이었다.
강백호에 대한 김경문 감독의 평가는 사실 전반기 스탯을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 그저 쾌조의 타격감으로만 경기당 1타점 이상을 뽑아낸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수치들이다.
일단 득점권 타율이 무려 0.402에 OPS 1.175에 이른다. 타점 생산력이 좋을 수밖에 없다. ‘고단백’ 영양 만점의 타점도 많았다. 적시타가 필요할 때 확률 높은 타격을 했다. 동점주자가 있을 때 타율 0.333을 기록하면서 역전주자에 눈앞에 놓여있을 때는 타율을 0.600까지 높였다.
김경문 감독이 전반기 내내 지켜본 대로 볼카운트별 대응력도 뛰어났다. 강백호는 초구 타율 0.500(16타수 8안타)을 올리면서 풀카운트에서는 타율 0.368에 OPS 1.168의 결정력을 보였다. 또 타자에게 최고의 볼카운트인 3-1에서는 타율 0.429에 OPS 1.561로 날아다녔다. 강백호가 상대 배터리와 볼카운트 싸움에서 주도권을 쥐는 순간, 적시타 확률이 몇배는 올라갔던 것이 여러 지표에서 나타난다.
강백호는 경기 후반 박빙 상황에서도 강했다. 예컨대 7회 이후에 2점 안쪽으로 리드를 하고 있거나 리드를 당하고 있는 흐름에서 타율 0.375로 집중력을 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후반기 개막 이후 한달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지난 5일 비 때문에 등판이 불발된 류현진을 엔트리에서 바로 빼고 충전의 시간을 주는 등 후반기 초반 가속페달을 밟을 채비를 하고 있다. 선발진 관리와 함께 강백호-노시환으로 연결되는 라인이 단단해지면 타선 전반이 강화될 것으로도 기대했다. 강백호 후반기 타점이 한화의 가을 운명과 연동돼가고 있는 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