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캠프 출신 월드컵 스타 탄생.. 호주 발칵 뒤집은 20세 신예 이란쿤다의 복싱 세리머니, "케이힐은 내 영웅…

오갈 데 없이 난민 캠프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내야 했던 호주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네스토리 이란쿤다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사커루'를 위해 득점한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란쿤다는 자신의 월드컵 득점을 호주 축구 레전드 팀 케이힐을 헌정하는 듯 전설의 복싱 세리머니를 따라하며 특히 주목을 받았다.
이란쿤다가 속한 호주는 14일 오후 1시(한국 시각)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벌어졌던 북중미 월드컵 D그룹 1라운드에서 튀르키예에 2-0으로 완승했다. 호주는 전반 27분 네스토리 이란쿤다, 후반 30분 코너 맥커프의 연속골에 힘입어 튀르키예를 물리쳤다.
객관적 전력상 튀르키예를 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받았던 호주는 놀랍게도 단단한 수비와 날카로운 카운터어택으로 튀르키예 공세를 되받아치며 두 골 차 완승을 거두었다. 올해 20세 특급 유망주 이란쿤다의 득점이 가져온 승기 덕분에 이길 수 있었던 경기이기도 했다. 바이에른 뮌헨에 몸담고 있는 이란쿤다는 튀르키예 진영 좌측면 배후 공간을 빠른 스피드로 파고든 후 예리한 슈팅으로 득점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골만큼이나 세리머니도 크게 시선을 모았다. 스위스 클럽 그라스호퍼 취리히에서 한국 출신 공격수 이영준과 함께 뛰었던 이란쿤다는 득점 후 코너 플래그로 달려가 흥겨운 복싱 세리머니로 호주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 세리머니는 과거 호주 축구의 간판이었던 레전드 팀 케이힐의 트레이드마크라 그 자체만으로도 큰 상징성을 지니기에 충분했다.
브라질 매체 <글로부 에스포르치>에 따르면, 이란쿤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축구 얘기를 할 때 케이힐은 메시와 함께 내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선수"라며 "사견이지만, 케이힐은 호주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 그래서 골을 넣으면 꼭 케이힐 세리머니를 해보고 싶었다"라고 존경심을 보였다.
이번 득점으로 이란쿤다의 독특한 성장 스토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란쿤다는 탄자니아 난민 캠프 출신이다. 정확히는 부룬디 혈통을 가지고 있는데, 부모가 내전의 화를 피하기 위해 탄자니아를 거쳐 호주로 이주한 케이스다. 남들보다는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축구를 시작해 월드컵 스타로 거듭난 것이다.
한편 앤지 포스테코글루 전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이란쿤다의 득점을 지켜본 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당시 호주를 본선에서 이끌기도 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동네 축구든 월드컵이든, 어떤 수준의 축구를 하던 정말 환상적인 스피드였다"라며 "정말 중요한 순간이다. 월드컵에서는 단 몇 주간의 좋은 시간 만으로도 모든 게 바뀔 수 있다. 이란쿤다에게 좋은 커리어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