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 암울한 월드컵" 아프리카와 비교하면 '더 망신'... 48팀 확대가 드러낸 '민낯', 32강서 전멸

"아시아에 암울한 월드컵" 아프리카와 비교하면 '더 망신'... 48팀 확대가 드러낸 '민낯', 32강서 전…

한푼만주이소 0 158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팀들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48개국 확대 체제가 오히려 아시아 축구의 민낯을 드러낸 꼴이 됐다.

호주는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32강전에서 이집트와 연장 포함 12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했다. 이로써 호주는 32강에서 이번 대회 여정을 마쳤다.

D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던 호주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토니 포포비치 호주 감독은 경기 후 "가혹한 결과"라며 "우리는 호주 축구가 강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훌륭한 선수단이었고, 선수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불행히도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우리의 월드컵은 여기서 끝났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호주의 탈락은 아시아 전체에도 뼈아픈 결과였다. 북중미 월드컵에 아시아 팀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는 총 9개국이었다. 한국과 함께 일본, 호주, 이란, 이라크, 요르단,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우즈베키스탄이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번 대회부터 월드컵은 기존 32개국 체제에서 48개국 체제로 확대됐다. 아시아에 주어진 본선 티켓도 늘어났다. 덕분에 요르단과 우즈베키스탄은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참가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시아 9개 팀 가운데 조별리그를 통과한 팀은 일본과 호주, 단 2개 팀뿐이었다.

'아시아 강호' 한국부터 처참하게 무너졌다.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A조에 묶였지만 1승 2패, 조 3위에 그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사상 최악의 월드컵 성적인 34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아시안컵 2연속 우승팀 카타르도 B조에서 1무 2패로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란은 G조에서 3무를 기록하고도 조 3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H조에서 2무 1패로 조 4위에 그쳤다. 이라크, 요르단, 우즈베키스탄은 나란히 3전 전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영국 가디언은 일찌감치 아시아 축구의 부진을 지적했다. 매체는 "이번 월드컵은 아시아에 암울한 대회였다"며 "아시아 9개 팀 중 7개 팀이 가장 관대한 대회 방식 속에서도 치러진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을 향해서도 날 선 평가를 내렸다. 가디언은 "한국은 아마 가장 실망스러운 팀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를 통과했어야 했다"며 "체코전 첫 승은 고무적이었지만, 이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끔찍하고 수동적인 경기력을 보였다"고 혹평했다.


아시아 팀들 가운데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팀은 일본이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끈 일본은 네덜란드, 스웨덴, 튀니지와 경쟁한 F조에서 2위를 차지했다. 32강에서는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하지만 일본도 아쉬움이 없을 수 없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포함해 월드컵에서 5차례 조별리그를 통과했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아직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002, 2010, 2018, 2022 대회에서 16강에 올랐으나 모두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48개국 체제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도 32강에서 멈춰섰다.

호주 역시 결과적으로 한계를 넘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는 수비적인 경기 운영으로 비판을 받았지만 D조 2위로 32강에 오르며 결과를 챙기는 듯했다. 그러나 이집트와 승부차기에 패하며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고개를 숙였다.


아프리카와 비교하면 아시아의 부진은 더 두드러진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한 아프리카 국가는 총 10개 팀이었다. 이 가운데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은 튀니지 1개국뿐이었다. 모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코트디부아르, 이집트, 카보베르데, 세네갈, 가나, 알제리, 콩고민주공화국 등 9개 팀이 32강 무대를 밟았다.

내용도 좋았다. 모로코는 브라질과 C조 1위 경쟁을 벌였고, 코트디부아르는 E조에서 독일과 같은 2승 1패를 기록했다. 이집트도 G조에서 벨기에와 같은 1승 2무를 기록하며 조 2위로 올라섰다. 콩고민주공화국, 가나, 알제리, 세네갈은 조 3위로 32강에 합류했다.

이변을 쓴 팀들도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한국을 잡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월드컵 첫 출전이었던 카보베르데는 3무를 기록하며 H조 2위로 32강에 올랐다. 같은 조에 속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보다도 좋은 성적이었다.

32강에서도 아프리카 팀들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9개 팀 가운데 16강에 오른 팀은 모로코와 이집트, 2개 팀뿐이었지만 패배한 팀들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남아공은 공동 개최국 캐나다를 상대로 후반 막판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졌다. 세네갈은 벨기에전에서 2-0으로 앞서다 2-3 역전패를 당했다. 코트디부아르도 노르웨이전에서 후반 41분 엘링 홀란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콩고 역시 잉글랜드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멀티골을 넣은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없었다면 잉글랜드는 조기 탈락을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카보베르데도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버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알제리는 스위스, 가나는 콜롬비아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조별리그부터 토너먼트까지 아프리카 팀들의 경쟁력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성과도 있었다. 모로코는 '우승후보' 네덜란드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하며 16강에 올랐다. 이집트도 호주를 꺾고 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 승리를 거뒀다. 32강에서 일본과 호주가 모두 탈락하며 16강 진출팀을 한 팀도 배출하지 못한 아시아와는 대조적이었다.


영국 더타임스도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성적 차이에 주목했다. 더타임스는 "성장세에 있는 두 대륙연맹은 FIFA로부터 대체로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각각 거둔 성과를 놓고 보면 이는 크게 불균형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모두 출전권 확대라는 혜택을 받았다. 아프리카는 그 이유를 증명했지만, 아시아는 망신만 당한 채 북중미 월드컵을 마쳤다고 지적한 것이다.

가디언 역시 "아시아와 달리 아프리카 중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은 단 한 팀뿐이었다"고 두 대륙의 엇갈린 성적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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